128 x 182 밀리미터 / 224쪽 / 무선제본 
12,000원 / 독립출판물

수필

거꾸로 해도 임수림

임수림 지음

​디자이너의 말

완벽한 것만 좋아하던 내가 뭐든 조금씩 내려놓기로 마음먹은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. 완전한 동그라미를 그리려는 내 마음이, 나를 네모로 만든다는 걸 깨닫고 나서부터다. 마음이란 게 그런 것 같다. 네모의 모서리를 부드럽게 그리다 보면 점점 동그라미가 되는 것처럼, 내 마음 한구석을 조금씩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다 보면 오래 걸리더라도 완벽한 모양새를 갖추는 날이 오지 않겠는가.
 
이 책은 청춘들을 위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. 나, 이렇게 살아도 될까요? 라고 누군가 묻는다면, 임수림 작가는 답할 것이다. ‘괜찮아요, 나도 이렇게 사는걸요.’ 자신을 ‘얌전한 애 중에 가장 안 얌전한 애’라 칭하고, ‘세상 따위 엿 먹어!’는 절대 못 한다고 인정할 줄 알며, 자신이 자주 절망하고 쓰러진다는 임수림. 하지만 그녀는 언젠가 정말로 실패가 괜찮아질 그 날까지, 그 어려운 걸 해내는 날까지 오뚜기처럼 일어설 거라 말한다.
 
나는 의뢰를 받자마자 작가들의 최종 원고를 읽는다. 그래야 미팅 전에 어울리는 표지를 구상하고 제안할 수 있기 때문이다. 그 사실이 유독 감사해지는 날이었다. 임수림 작가의 원고를 읽으며 따뜻했던 기억이 있다. 그렇다면 좋은 글이다.


디 자 인 강소금
일러스트 유바다

발췌

다음에 만나면 내가 먼저 꼭 안아버려야지. 때로 두 행성이 만나면 충돌을 일으키는 대신 더 큰 새로운 세계를 이루기도 하니까. 그리고 나는 그 세계의 따스함을 거부할 자신이 없다.(110쪽)

 
나는 거절과 실패에 익숙해지면서, 한 번의 성공과 수락을 찾아 앞으로도 열심히 길을 닦아야겠지. 눈물은 많아도 곧잘 일어나는 오뚜기가 되어보자고 나를 다독여 보고, 매일 우는 소리를 내면서도 주섬주섬 다음 방향을 모색해보는 자신을 조금 더 아껴주기로 한다. 언젠가 정말로 실패가 괜찮아질 그 날까지. 그 어려운 걸 해내는 날까지. (148쪽)